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을 꼽자면 바로 자신에게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곧 그 질문을 뒤따르는 것이 바로 "그렇다면 나는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이다. 이것은 분명 의미있고 중요한 질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질문을 통해 우리가 얻는 해답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너무 많다.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다. 시간과 육체적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는데, 해야 할 것은 한 없이 늘어가니 어느새 지쳐 나가 떨어지기 일쑤다.

몇 가지 되지 않는 나의 취미 중 하나는 서점나들이이다. 대형서점 근처를 갈 일이 있으면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 서점을 들른다. 하는 일이 그런지라 서점에서도 빼놓지 않고 항상 들르는 곳은 자기계발 코너이다. 그런데 줄기차게 쏟아져 나오는 신간들을 보고 있지면 때론 멀미가 날 지경이다. 온갖 섹시한 제목과 디자인으로 치장한 책들은 하나같이 "~해라"라고 외치며 목에 핏대를 세운다. 인간이 그저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것이 뭐가 이리도 많단 말인가? 요즘 같이 변화가 빠른 세상속에서 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이 이렇게 많으니,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이가 많지 않다는 사실이 당연해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은 1인기업가의 길을 걷는 사람이 경계해야 할 삶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혼자서 일하다 보면 해야할 일은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사업과 관련된 모든 일에 대해 신경써야 하며, 예전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할 일도 생긴다. 1인기업가로 나선 후 명함하나 만드는 일조차도 상당히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와 동시에 이렇게 예상치 못했던 많은 일들을 모두 나 홀로 처리하면서 진정 내가 원했던 삶을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수많은 일더미에 묻혀 정작 하고 싶었던 일들은 어느새 뒤로 밀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어도 1인기업가들에게는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대신에 "내가 지금 하지 말아야하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해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해야만 하는 일들은 항상 너무도 많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좋은 회사를 넘어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 역시 '힐 일' 리스트 만큼이나 '그만둘 일' 리스트를 많이 활용했다는 것은 그 의미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킴벌리 클라크사의 다윈 스미스는 회사의 CEO가 되고 나서 '직함에 굽실거리는 것'이 계급의식과 관료적 계층 질서의 상징이라고 보고, 사내에서 직함을 없애 버렸다. 외부에서 직함을 요구하는 자리를 제외하고는, 직원 대부분이 직함을 잃게 된 것이었다.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자신의 권위를 다지기 위해 애쓸 시간에 차라리 진짜 해야할 일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좋은 기업을 넘어..위대한 기업으로 - 짐 콜린스, 참조)

플래너를 갖고 다니며, 하루를 계획하고 시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쓸데없이 시간을 잡아먹는 일, 굳이 내가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정리하는 것이 더 필요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쁘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1인기업가로 나서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자유를 누리며 살기는 힘들지 모른다.

1인기업가로 나선 대부분이 그 길을 택한 이유 중 하나로 바로 "자유"이다. (플로우강님의 포스트 참고)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사는 것이다. 자유로움은 해야 할 것이 많은 상태에서는 얻을 수 없다. 무언가를 많이 안고서는 이룰 수 없다. 덜어내고 덜어내어 가장 중요한 것만 안고 살아가는 단순함이 바로 자유로움의 전제조건이다. 다들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것은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안고 살아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모두 버렸을때, 남은 하나 그것이 바로 우리가 그토록 찾는 것이다. 사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해야할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원치 않는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실수를 자주 한다. 그런 실수를 사전에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라고 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부분 '채움'이 아니라 '비움'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자신의 훌륭한 조각상은 필요없는 부분을 깎아내어 원래 존재하던 것을 꺼내 준 것일 뿐이었다는 미켈란젤로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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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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